간호학 박사학위논문 제도의 출판 형식 도입 10년 현황 분석: 일 대학 학위과정의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의 비교
Analysis of nursing doctoral dissertation formats over a decade: A comparative research between traditional and publication format at a university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Purpose:
The study aimed to examine doctoral students’ degree acquisition paths and postgraduate research achievements and explore whether there are differences in the research achievements of doctoral degree holders in relation to the dissertation format.
Methods:
This study is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of nursing doctoral graduates whose degree conferral dates were between August 2013 and August 2023 that compared two dissertation tracks: traditional and publication. We evaluated the proportion of graduates in each track, publication of their dissertations, time to graduation, and the number of peer-reviewed journal publications after graduation.
Results:
Of the sample, 160 (87.4%) graduated in the traditional track, with only 56 (35.0%) of them publishing their dissertations after graduation. Excluding dissertations, 114 of the graduates (71.3%) published first-authored articles in the traditional track, while 12 (52.2%) did so in the publication track. The time to graduation was significantly shorter in the traditional track, with an average of 5.47±2.45 years, compared to 6.61±2.57 years in the publication track (z=2.26, p=.023). In the traditional track, 64 of graduates (40.0%) majored in adult health nursing, whereas in the publication track, 8 (34.8%) studied community health nursing.
Conclusion:
This study emphasizes the significance of the publication track for nursing doctoral dissertations in terms of research dissemination. Despite its numerous advantages, it is not yet the preferred choice for both students and faculty. Maintaining the publication track as an additional graduation option is worthwhile, as it allows students to gain research publishing experience before graduation and to effectively disseminate scientific findings in nursing.
서 론
연구의 필요성
대학원 학위과정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서는 제44조 1항[1]에 의해 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사람에게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정의 학점을 취득하고 일정한 시험에 합격한 후 학위논문을 제출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되는 ‘학위논문’은 흔히 ‘졸업논문’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학위과정의 주요 성과로 여겨지는 논문이다. 이는 간호대학도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1978년에 처음 박사과정이 개설된 이후, 1982년에 처음으로 간호학 박사학위논문이 제출되었다[2].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기 위한 필수조건인 박사학위논문은 전통적으로 서론, 문헌고찰, 연구 방법, 결과, 결론 및 제언의 5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분량도 수백 쪽에 달한다. 이러한 ‘전통 형식의 학위논문(traditional track dissertation)’은 이르면 18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3]. 오래된 만큼 익히 받아들여지는 형식이긴 하나, 실제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4]. 실제로 한 대학의 심리학과를 대상으로 한 Evans 등[5]의 연구에서는 학위논문의 약 25.6%만이 출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미국 간호대학의 박사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전통 형식의 학위논문의 41.3%가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6], 이는 교육공학 분야에서 57.0%의 학위논문이 출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또 다른 선행연구 결과[7]와도 유사하다.
미국의 대학원 위원회(Council of Graduate Schools)에서는 1991년부터 학위논문이 학문 분야의 특성에 맞는 형식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학위논문 제도의 다양화를 논하기 시작했다[8]. 2000년대 초부터는 출판 형식을 필두로 한, 보다 다양한 형식의 박사학위논문을 인정하는 흐름이 생기게 되었다[9]. 이 중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publication track dissertation)’이란, 출판된 논문을 학위논문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10]. 출판된 논문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느냐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교육기관마다 다르나, 공통적으로 박사학위과정 중 도출한 연구 결과를 출판까지 확실히 이어준다는 점에서 전통 형식과는 차별성 있는 강점을 가진다. 또한, 주로 학내 위원회에서만 평가받는 전통 형식의 학위논문과 달리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은 출판 과정에서 투고할 학술지를 선택하고 교신하며, 해당 분야의 다른 전문가로부터 심사를 받는 경험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졸업 후 논문 출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4].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에 대한 관심 증가는 간호학문에서도 나타났다. De Jong 등[11]은 이 제도가 가지는 강점을 간호 연구자, 교육기관, 전체 간호학문 각각의 입장에서 고찰한 바 있으며, Robinson과 Dracup [10]은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를 비교하며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이 연구 결과 발표를 원활하게 하여 간호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를 도입한 고등간호교육기관도 20개 미만에 불과하였던 것에서, 2019년 들어서는 10년 만에 그 수가 배로 증가하였다[6]. 이러한 흐름은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일례로 2023년에 박사학위제도 운영 4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일 간호대학(이하 S대학)의 경우에는 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Social Sciences Citation Index (SCIE/SSCI)급 논문으로 학위논문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로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가 가지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비해 그 실제적인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적으며, 특히 국내에선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2023년은 S대학의 출판 형식의 학위논문 제도 도입 10주년이자 해당 제도를 통한 박사학위 취득자 배출 5주년이 되는 해로 제도 도입에 관한 중간 평가를 해볼 시점에 이르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S대학의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 간호학 박사과정생의 학위 취득 경로와 졸업 후 연구 성과를 살펴보고, 박사학위 취득자의 학위논문 제도 유형에 따른 연구 성과의 차이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는 간호대학원의 교육 정책 자료로 활용하여 국내 간호학 박사학위제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목적
본 연구는 간호대학 박사학위 수여자를 대상으로 현행하는 두 가지(전통 vs. 출판) 학위논문 형식에 따른 졸업생의 연구 성과 현황과 차이를 파악하는 것으로, 졸업생의 학위논문 출판 여부, 졸업 소요기간, 그리고 졸업 후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 게재 출판 논문 개수를 비교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박사학위 졸업생의 학위논문 출판 여부, 졸업 소요기간, 졸업 후 출판 논문 개수를 파악한다.
둘째, 졸업 형식별 학위논문 출판 여부, 졸업 소요기간, 졸업 후 출판 논문 개수의 차이를 비교한다.
연구 방법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간호대학 박사학위 수여자를 대상으로 하여 학위논문 형식에 따른 졸업생 현황과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후향적 상관관계 조사연구이다.
연구 대상
본 연구를 위해 해당 간호대학의 SCIE/SSCI급 논문의 박사졸업논문 인정 절차에 대한 세칙이 제정, 공포된 2013년 8월 이후부터의 졸업생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3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서울 소재 일개 간호대학 박사학위 졸업생 183명을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 방법
2023년 11월 14일부터 24일까지 S대학 dCollection 시스템(KERIS)을 이용하여 박사학위 졸업생의 이름, 학위논문 제목, 지도교수, 세부전공, 학위 수여일, 입학연도를 수집하였다. dCollection 시스템은 각 대학에서 생산되는 학술정보를 수집, 관리하여 학술연구자에게 통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dCollection 시스템 내에서 학위논문 정보와 원문 검색이 가능하다. 졸업생의 세부전공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세부전공 명칭 또한 통일되어 있지 않아 지도교수의 전공에 따라 졸업생의 세부전공을 연구자가 재분류하였다. 박사학위 졸업자의 논문 원문에서 SCIE/SSCI급 영어 논문으로 학위논문 인정 절차를 진행한 졸업생을 구별한 결과 전통 형식 160명, 출판 형식 23명으로 확인되었다. 출판 형식 졸업생 23명 중 3명이 2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학위논문을 제출하여 선수 학위논문 개수는 26개였다.
또한 위 기간 동안 두 명의 연구자가 PubMed와 Korea Citation Index (KCI)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박사학위 졸업생이 졸업 후 1저자 혹은 공저자로 참여한 학술지 게재 출판 논문을 수집하였다. 총 1,586개의 출판 논문이 검색되었으며 그중 56개는 전통 형식 졸업생이 박사학위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한 경우였다. 이에, 졸업 형식에 따른 졸업생의 출판논문 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최종자료는 학위논문을 제외한 1,530개의 출판 논문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통 형식 졸업생이 학술지에 출판한 학위논문 56개와 출판 형식 졸업생의 학위논문으로 인정된 SCIE/SSCI 논문 26개를 비교하기 위해, 논문을 간호학, 비간호학 학술지 및 국내, 해외 학술지로 분류하였다. 학술지 정보는 저널 평가 데이터베이스 Journal Citation Reports (Clarivate)에서 확인하였다. 출판일을 수집할 때 논문이 온라인으로 먼저 게재된 경우 온라인 출판일로 기록하였다. 출판한 학위논문 중 학술지의 인용색인이 KCI, SCIE, SSCI, Scopus 등에서 다중 색인이 된 경우 가장 상위 색인인 SCIE/SSCI급으로 분류하고 KCI 단독 색인인 경우에만 KCI 색인으로 기록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두 명의 연구자가 교차 검토하여 최종 연구 분석에 이용되었다.
박사학위 졸업생의 학위 수여일과 졸업 후 학위논문을 제외한 최초 1저자 및 공저자 논문의 출판일을 사용하여 출판 소요기간을 계산하고, 학위 수여일과 입학일을 사용하여 졸업 소요기간을 추정하였다. 논문 출판일을 사용하여 졸업생마다 졸업경과 연도별로 출판물 개수를 확인하고 경과 연도별 총 논문 개수를 구해 전통 형식, 출판 형식별 표본 수로 나누어 졸업 후 경과 연도에 따른 졸업 형식별 1인당 1저자 및 공저자 논문 수를 계산하였다.
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R version 4.3.1.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 졸업생의 특성 및 졸업 후 출판된 학위논문과 학위논문으로 인정된 SCIE/SSCI 논문 특성은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분석했으며, chi-squared test를 이용하여 차이를 검증하였다. 그 중 기대빈도가 5 이하로 낮은 표본에 대해서는 Fisher’s exact test를 이용하였다.
정규성 검정을 수행한 결과,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았던 졸업 형식에 따른 학위 수여 소요기간, 졸업 후 출판논문 개수, 학위논문을 제외한 출판논문 소요기간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비모수 통계 방법인 Wilcoxon rank sum test를 이용하였고, 1인당 1저자, 공저자 논문 수는 정규분포를 따라 t-test를 이용하여 차이를 검증하였다.
연구의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공개된 정보를 이용한 연구로, 연구참여자의 서면 동의 면제를 받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서울대학교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 면제 승인(IRB No. E2311/001-010)을 받았다.
연구 결과
졸업생의 일반적 특성
2013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졸업생 183명 중 160명(87.4%)이 전통 형식으로 졸업하였고, 23명(12.6%)이 출판 형식으로 졸업하였다. 특히, 2018년 첫 출판 형식 졸업생 이후 그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1). 입학연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에서 2015년에 입학한 졸업생이 전통 형식 90명(56.3%), 출판 형식 14명(60.9%)으로 가장 많았고, 학위 수여연도를 살펴보면 전통 형식에서는 2016년에 21명(13.1%), 출판 형식에서는 2021년에 7명(30.4%)으로 가장 많았다. 세부전공의 경우 전통 형식에서 성인간호학 전공이 64명(40.0%)으로 가장 많았고, 출판 형식에서는 지역사회간호학 전공이 8명(34.8%)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p<.001). 전통 형식으로 졸업한 학생 중 56명(35.0%)이 졸업 후 학위논문을 출판한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출판 학위논문의 특성
졸업 후 출판한 전통 형식 졸업생의 학위논문 56개와 학위논문으로 인정받은 출판 형식 졸업생의 출판 논문 26개를 분석하였다. 학위논문들의 간호·비간호 영역 저널 출판을 비교해 보면, 전통 형식 졸업의 경우 36개(64.3%)로 대다수가 간호 분야 학술지에 출판한 반면, 출판 형식에서는 9개(34.6%)만이 간호 분야 학술지 출판으로 이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χ2=5.17, p=.023). 전통 형식에서 국내 출판 학술지가 34개(60.7%)로 다수를 차지하였으나 출판 형식에서는 25개(96.2%)가 해외 출판 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이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χ2=21.21, p<.001). 한편, 세부전공의 경우 전통 형식 졸업생들의 가장 많은 세부전공은 성인간호학이 28개(50.0%), 출판 형식 졸업생들에서는 지역사회간호학이 9개(34.6%)로 가장 많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p=.074). 인용 색인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통 형식 졸업생들의 논문 중 49개(87.5%)가 SCIE/SSCI급 색인에 인용되었으나, 26개(100.0%)가 SCIE/SSCI급 색인에 인용되어 졸업 요건을 충족한 출판 형식 졸업생들과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91). 전통 형식 졸업생이 졸업 이후 학위논문을 출판한 소요기간을 분석해 보았을 때, 1년에서 3년 이내에 출판한 논문이 32개(57.1%)로 가장 높았다(Table 2).
졸업 소요기간 및 졸업 후 출판 논문의 특성
졸업생들의 졸업 소요기간과 졸업 이후 동료평가를 거쳐 학술지에 출판한 논문에 대하여 학위논문을 제외하고 분석하였다. 졸업 소요기간은 전통 형식이 출판 형식 보다 유의하게 짧았으며 (5.47±2.45 [중위값 4.92; 범위 0.92~18.42] vs. 6.61±2.57 [중위값 6.42; 범위 3.42~13.42], z=2.26, p=.023), 출판 형식의 평균 졸업 소요기간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Figure 2).
학위논문 이외의 1저자 논문을 출판한 졸업생은 전체 126명이었는데, 이들의 졸업 후 1저자 출판 소요기간은 전통 형식에서는 1.74±1.15 (중위값 1.54; 범위 0.08~4.67)년이 소요되었고, 출판 형식에서는 1.63±1.29 (중위값 1.38; 범위 0.33~5.00)년이 소요되어 출판 형식에서 출판 소요기간이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z=-0.46, p=.650). 학위논문을 제외하고 1저자 출판 논문이 없는 졸업생은 전통 형식이 46명(28.8%)로 출판 형식 11명(47.8%)보다 비율이 낮았고, 전체 1저자 출판 논문 개수 평균은 전통 형식이 3.53±3.91 (중위값 2.00; 범위 0.00~20.00)개로 출판 형식 1.65±2.17 (중위값 1.00; 범위 0.00~7.00)개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많았다(z=-2.23, p=.023). 또한 공저자 출판 논문이 없는 졸업생이 전통 형식 19명(11.9%), 출판 형식 7명(30.4%)로 전통 형식의 미출판 비율이 더 낮았고, 전체 공저자 출판물 개수 평균은 전통 형식 5.38±6.00 (중위값 4.00; 범위 0.00~32.00)개로 출판 형식 2.91±2.64 (중위값 3.00; 범위 0.00~10.00)개보다 많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z=-1.87, p=.061; Table 3).
졸업생의 졸업 후 출판 생산성을 더 정확하게 비교하기 위해 졸업 이후 학위논문을 제외하고 졸업생 1인당 출판 논문 수를 분석하였다. 졸업 후 4년까지의 논문 수를 비교해 보았을 때, 시간이 경과할수록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에서 모두 1인당 1저자 및 공저자 논문 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증가 양상을 보였다(Appendix 1). 1인당 1저자 논문은 전통 형식 평균 1.03±0.69개로 출판 형식 평균 0.94±0.63개보다 논문 개수가 더 많았고(t=0.19, p=.854), 1인당 공저자 논문은 졸업 후 경과 연도가 1년에서 3년 미만까지는 출판 형식의 논문 개수가 더 많았으나 평균은 1.58±1.01개로 전통 형식과 같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t=0.01, p=.995; Appendix 2).
논 의
출판 형식 학위논문 제도는 졸업 형식의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으며 많은 연구에서 언급되었다. 출판 형식은 전통 형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실제적으로 그 효과를 분석한 연구가 없어, 일개 대학을 대상으로 출판 형식 졸업 제도 도입 이후 10년간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 졸업생의 특성을 비교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 결과로 전통 형식으로 졸업한 학생이 160명(87.4%)로 과반수였고, 이 중 졸업 후 자신의 학위논문을 출판한 전통 형식 졸업생은 56명(35.0%)에 불과하였다. 학위논문을 제외한 1저자 출판 논문은 전통 형식 114명(71.3%), 출판 형식 12명(52.2%)이 출판하여 전통 형식에서 출판률이 더 높았고, 졸업 소요기간은 전통 형식 평균 5.47±2.45년, 출판 형식 평균 6.61±2.57년이 걸려 전통 형식의 졸업 기간이 유의하게 짧았다. 전통 형식 졸업생은 성인간호학 전공이 64명(40.0%), 출판 형식 졸업생은 지역사회간호학 전공이 8명(34.8%)으로 제일 많았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
본 연구의 전통 형식 졸업생 비율은 해외 일개 간호대학에서의 연구에서 보고된 70.8% [6]와 해외 교육공학대학의 설문 연구 결과인 70.0% [7]와 비교하였을 때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전 선행연구 결과와 같이 전통 형식 졸업생 비율은 전체 졸업생의 과반수 이상이었다. 이는 전통 형식 운영은 40년에 이르지만 출판 형식이 도입된 지는 10년이라는 시간적 차이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학생과 교수진에게 아직은 전통 형식이 더 선호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통 형식은 연구에 수행된 과정과 증거, 정당성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기 때문에 연구의 궁극적인 결론을 위한 사례 구축 과정을 확인할 수 있고, 이러한 작성 단계를 거치며 학생들은 연구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글을 쓸 수 있다[10]. 이러한 장점으로 역사가 오래된 만큼 전통 형식은 학계에서 익숙하고 선호하는 형식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통 형식 졸업생 중 35.0%만이 학위논문을 출판하였는데 이는 출판 형식 졸업생이 100.0% 논문을 출판하고 졸업한다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결과는 심리학과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인 25.6% [5]보다는 높았지만 교육공학 분야에서의 57.0% [7]보다는 낮았으며 같은 간호학 분야와 비교하여도 41.3%였던 해외 선행연구 결과[6]보다 낮은 결과였다. 본 연구 및 선행연구 결과에서 대다수의 전통 형식 학위논문이 출판되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간호와 같은 임상 분야에서는 연구 결과의 공유와 정보의 확산을 고려할 때, 출판되지 않은 논문에 접근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10] 때문에 출판되지 않은 수많은 연구가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통 형식 졸업생들은 학위논문 출판을 권장받지만, 졸업 후 실무에 집중하거나 학계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방대한 양의 학위논문을 요약하여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출판 형식은 학위논문을 확실하게 출판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학위과정 중 논문을 출판하여 학생들이 학술지를 선택하고 편집자와 의사소통하며 심사위원의 의견을 받고 자신의 논문을 점검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를 통해 박사과정생은 학계 전문가와 과학적이고 학술적인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연구자의 소양과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연구에 대해 학회에 참석하여 학계 내의 전문가와 의사소통하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경험적으로도 유리하다. 이러한 경험으로 학계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해당 학문 분야에서 어떤 유형의 글쓰기가 적절하고 선호되는지 인지하여 자신의 연구에 반영할 수 있다[12]. 따라서 간호학 연구 결과의 효율적인 배포를 위해서는 출판 형식 졸업이 장려될 필요가 있다. 다만, 출판 형식은 학술지의 심사위원에 따라 논문의 질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논문이 심사를 통과하고 출판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논문의 출판은 출판사의 진행 속도와 심사위원의 심사 속도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져서 교수와 학생은 정확한 졸업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다. 이는 교수의 지도 증가로 이어져 교수진의 업무량 부담으로 출판 형식의 저항 요인이 될 수 있다[13].
출판 형식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듯이 본 연구 결과에서 졸업 소요기간은 출판 형식 졸업생보다 전통 형식 졸업생이 유의하게 짧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한 원인으로는 학술 분야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논문 출판 지연 현상을 거론해 볼 수 있다. 출판 소요기간은 학문 분야별, 학술지 별로 차이가 있지만[14], 출판 지연에 따른 학술지 게재의 어려움은 이미 학술계에 널리 알려진 문제이다. 식품학 학술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평균 지연 기간이 348±104일이며, 87.8%의 원고가 심사 과정에서 수정을 요구한다고 보고되었고[15] 임상약학 분야에서는 61일의 심사 시간이 걸려 “동료평가 위기”로 묘사되기도 하였다[16].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과학학술지 대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논문 출판의 전체 과정이 평균 224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논문 출판 지연이 지역에 상관없이 세계적인 문제임을 보여준다[17]. 논문의 작성 과정에는 자료 수집에서부터 논문의 생산까지 중요한 의미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술지 출판 과정에서 연구와는 관련이 없는 요인으로 논문 출판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으며 이는 논문의 출판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출판 지연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목된 문제는 적절한 심사자를 찾는 어려움, 심사위원 작업량[18], 학술지 실물 인쇄 관행[19] 등 여러 요인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출판 형식의 졸업 지연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졸업생들이 졸업 후에 학위논문을 제외하고 1저자로 출판한 논문의 수는 출판 형식 졸업생보다 전통 형식 졸업생이 유의하게 많았다. S대학의 출판 형식 학위논문 제도는 2013년에 도입되었지만 5년이 지난 후에야 첫 졸업생이 배출되었다. 점차적으로 출판 형식 졸업생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2018년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출판 형식 졸업생이 배출되어 그 수가 매우 적었다. 이는 출판 형식 제도가 아직 낯설고 논문을 출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학생들이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고 연구를 충분히 수행하고 출판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간호학 논문에서는 자료 수집 종료 후 논문 출판까지 평균 981일이 소요되며, 세부적으로는 메타 분석 1.3년, 체계적 문헌고찰 1.9년, 준실험 연구 3.2년, 코호트 연구 3.5년, 환자-대조군 연구는 4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0]. 이러한 결과로 보아 간호학 연구가 학술지에 게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최종 출판 또한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판 형식의 초기 도입단계에는 이 형식을 택한 졸업생이 전통 형식 졸업생보다 더 빠르게 자주 논문을 출판하며 취업시장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11] 실제로 전통 형식의 대체인 출판 형식 졸업이 더 많은 논문 발표에 효과가 있다거나 학계 안에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알려진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13]. 다만, 한국에서는 출판 형식의 도입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이에 대한 연구는 본 논문이 최초이므로, 향후 졸업 형식에 따른 출판 논문 수와 관련한 장기적인 추적 조사연구를 통해 출판 형식이 간호학 연구의 확산에 궁극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세부전공에서, 전통 형식의 경우 성인간호학 전공자가 제일 많았고 출판 형식에서는 지역사회간호학 전공자가 가장 많았으며 이러한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출판된 학위논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다. 성인간호학은 간호의 대상과 행위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지역사회간호는 병원 밖에서 일차의료[21], 예방관리[22], 공중보건[23], 재난중재[24], 역학[25] 등 다양한 역할과 범위를 포괄한다. 따라서 지역사회간호 연구는 간호학에 국한되지 않고 의학, 보건학, 사회복지학 등의 분야와 관련될 수 있으며, 이는 지역사회간호 논문이 다른 분야의 학술지에 게재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학제적 접근을 통한 연구 주제는 다양한 SCIE/SSCI급 학술지에 논문 게재 가능성을 높여 출판 형식 졸업 비율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해당 세부전공 교과목의 담당 교수의 임용 시기, 연령 및 출판 형식 논문 제도의 선호도 등도 세부전공별 졸업 형식 차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졸업 형식 선택에 대한 영향 요인의 충분한 고찰과 여러 대학의 자료를 포함한 넓은 범위의 연구 없이는 일부 간호학 세부전공에서 출판 형식이 더 선호되거나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실제 운영 중인 간호대학의 학위논문 제도 현황과 효과를 분석한 국내 최초의 연구로, 출판 형식 학위논문 제도의 운영 결과를 되돌아보고 출판 형식이 학생들의 출판 능력과 학문적 역량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통찰을 제공하며, 출판 형식 학위논문 제도의 개선과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한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두 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된 출판 논문 자료의 결과로만 제한된다. 둘째, 출판 형식 졸업생이 적어 전통 형식 졸업생과 표본의 편차가 크고 정규성을 따르지 않아 일부 자료에서 비모수 검정을 수행하였고, 일개 대학의 자료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결과의 일반화에 신중해야 한다. 셋째, 졸업생의 학위논문과 출판 논문의 인용 수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문의 배포 효과를 정확히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졸업생의 졸업 후 직업과 경력 등 개별요인에 따른 출판 생산성의 차이를 배제하기 어렵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일개 간호대학 박사학위논문 제도를 탐색하여, 현재 제공되고 있는 전통 형식과 출판 형식 학위논문 졸업 현황 및 졸업 형식에 따른 졸업생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결과적으로, 전통 형식의 졸업생이 과반수를 차지하였으며, 학위논문을 제외한 1저자 출판 논문과 졸업 소요기간, 세부전공에서 졸업 형식별로 유의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출판 형식을 전통 형식의 대안으로 고려함으로써 학생들은 졸업 전에 연구를 출판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간호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효과적으로 전파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은 학위과정 동안 논문 출판과 관련된 게재료나 번역료 지원 등의 사업을 강화하여 학생들의 학술지 출판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추후에는 5년마다 졸업생 자료를 최신화하고 출판 형식 졸업생 자료를 보완한 반복적인 연구와 타 대학의 출판 형식 학위논문 제도를 분석하는 광범위한 연구를 시도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졸업 형식에 따른 출판 경험, 졸업생 만족도, 졸업 후 진로에 관한 연구를 통해 졸업 형식의 개선점과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학생 연구 지원 개발에 근거를 제공하여 미래 간호 연구자로서의 성장을 도모하고 과학적 간호 연구의 시기적절한 배포와 더불어 그 양과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Author contributions
S Choi: Conceptualization, Methodology, Software, Data curation, Writing - original draft, Visualization, Funding acquisition. JE Park: Data curation, Writing - original draft, Writing - review & editing. K Woo: Conceptualization, Methodology, Investigation, Supervision, Validation, Writing - review & editing.
Conflict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BK21 four project (Center for World-leading Human-Care Nurse Leaders for the Future) fund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MOE, Korea) and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
Acknowledgements
None
Supplementary materials
Appendix 1 and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