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연구의 필요성
연구 방법
연구 참여자
연구 질문
자료 수집 방법
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
자료 분석 방법
신뢰도와 타당도
연구 결과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Table 1
응급실 간호사의 도덕적 고뇌의 대응경험
Table 2
● 범주 1: 관계를 고려한 당면한 상황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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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면한 돌봄을 우선함
참여자들은 동시다발로 일어나는 간호 요구와 보편 윤리를 지켜야 하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업무 관계를 고려하여 당면한 간호에 더 주력한다고 하였다. 가치판단이 필요하고,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복잡한 윤리 문제에 개입하여 시간을 소비하고, 과중한 책임을 지는 것은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렇지만 행위를 선택한 이후에도 해결되지 못한 도덕적 고뇌에 대해 감정적인 앙금은 남아있는 상태였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이알은 너무 바쁘니까 옹호자 역할이라든지 이상적인 간호를 할 시간이 없지. 닥치는 일 하다보면 도덕적 고뇌 같은 문제를 생각할 여력이 없어, 그리고 그런 문제보다 환자 간호를 먼저 하는 게 이득이지. 마음이야 떨떠름하지만 받아들여야지. 업무가 더 급하니까 할 수 없지” (대상자 1) -
다른 부서와의 관계를 고려함
참여자들은 도덕적 고뇌 상황의 해결보다 의료기관 구성원으로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동료 간의 협동 관계를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잠깐 있는 환자와의 관계보다 계속 이어지는 의사랑 원무과, 총무과 직원들이랑 관계들을 더 신경 써야 하니까요. 한 번 보고 말 사이의 환자들을 멋도 모르고 옹호해주다가 나만 다치느니 돈독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 요구를 들어주고 봐가면서 그렇게 하게 된다는 거죠.” (대상자 6)“관계 악화가 두렵지. 옳은 소리 했다가 찍힐까봐 눈치 보이고 신경 쓰이고, 해결이 어려운 도덕적 고뇌 상황은 일단 못 본 척하고 마는 거지.” (대상자 1) -
경제적인 측면을 포함한 총체적인 상황을 고려함
참여자들은 윤리적 결정으로 인해 경제적 손해가 있거나 보호자가 경제적으로 불리해지는 결과에 대해 고려하였다. 예측되는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덕적 고뇌의 대응에서 현실과 조화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하였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환자만 보호하자고 딱한 입장의 보호자를 울릴 수는 없잖아요. 돈 내고 결국 책임지는 건 보호자니까, 그런 입장 다 알면서 보호자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거고…….” (대상자 6)“돈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진짜 간단한 건데, 그렇게 돈 많이 내게 만들어 놓으니까 솔직히 그런 환자들 대하기가 내가 미안한 거죠. 비용이 자꾸 신경 쓰이고…….” (대상자 2)
● 범주 2: 윤리적인 행동을 하지 않음에 대한 자기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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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의 규칙을 준수해야 함
참여자들은 의료기관의 구성원으로서 부여받은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자신의 주요 역할이라고 하였다. 조직의 유지를 위해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행위는 도덕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보다 우위에 있다고 답변하였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그 환자가 당장 생명에 지장이 생기는데, 그걸 알면서도 싫긴 하지만 그건 내 감정문제고, 직장은 서열이 먼저라고 생각하거든. 그래도 다른 직장들 생각해봐, 다 그렇지. 미생(직장 내의 위계 서열을 다룬 드라마) 봤지? 좀 부당하다 싶어도 상사가 하자고 하면 따라야지. 그래야 조직 체계가 유지되고 굴러가는 거니까.” (대상자 2)“여기서 정해준 규정. 때로 그게 옳은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 규정 핑계 대며 환자 요구를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을 때도 많아. 일단 내가 규칙을 지켜야 기본이 서니까” (대상자 5) -
나의 직업 유지가 중요함
참여자들은 자신의 직업이 보장되어야 간호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양심으로 인해, 감정적 잔류감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그런 실수들(동료들의 실수)을 일일이 걸고넘어지고, 그렇게 따지면 난 만신창이가 될 거야. 어쩔 수 없지. 내가 살아야 하잖아. 그래도 자꾸 생각은 나지.” (대상자 10)“두렵지. 그 문제 해결하다가 잘리기라도 하면 어째. 나는 가장이라서 위험한 일은 바로 거르는 거지. 직업이라고 다 환자 입장에서 희생적인 소명의식만 강요하면 안 되지.” (대상자 2)
● 범주 3: 도피-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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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고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과거 경험
참여자들은 과거의 도덕적 고뇌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였을 때 실패했던 경험으로 인해 다시 당면한 도덕적 고뇌의 상황에서 윤리적인 결정에 따라 주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유보하는 태도를 보였다. 관련 진술 내용은 다음과 같다.“신규 때 진료를 빌미로 여자 환자 사진을 몰래 촬영하던 그 의사의 일(한숨). 알지? 나 그 때, 위에 분들에게 신고도 하고 발버둥 쳤지만, 결국 내 시간만 쓰고 끝난 거 같아, 오히려 그 일에 대한 경위서를 적느라고 한 달 넘게 남아서 면담했잖아. 결국 그 사람은 그냥 핀잔만 받고 끝났잖아. 또 다시 비슷한 일이 생기면 이젠 안 해. 결과가 뻔하다 말이야.” (대상자 3)“거짓말로 증세 말하고, 마약성 진통제 타는 거 하는데도 그게 거짓말인거 밝히다가 근무 내내 싸우게 되니까 힘들지. 그냥 목숨에 위해가 가지 않는다면……. (한숨). 나는 이제는 막을 기력도 없어.” (대상자 1) -
도덕적 고뇌 문제의 해결이 어려움
참여자들은 도덕적 고뇌 문제 자체가 명확한 답이 없음을 언급하면서 이것으로 인해 외려 문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그 상황으로부터 도피하는 감정적 대응을 하게 된다고 하였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솔직히 답답하고 그런데도 어쩔 도리가 없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니까. 제도적인 부분은 당장 해결도 안 되고, 사람들 마음을 단번에 개화시킬 수도 없고, 이 문제에 내가 끼지 않기를 바라게 되고, 못 본 척 하고 그런 거지. 그러니까 빨리 나가서 백화점이나 가고 싶다. 얼른 마치고 술이나 한잔하자 하는 거지.” (대상자 11)“학대받는 여자가 왔는데, 보호자가 학대한 남편이더라. 그 남편이 진료 결과 설명을 듣고 병원비를 부담하고 퇴원해서 같이 데리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한숨). 내가 나서서 당장 분리를 시켜도 이후 삶까지 보장해 줄 수 없잖아. 그러니까 그냥 두는 거야. 더군다나 간호사가 그렇게 말한다고 누가 듣기나 하냐고, 내가 해결해 줄 수 없으니까. 그래도 그런 모습이 내내 씁쓸하긴 하지. 그래서 혜민스님 책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이려고 노력하지.” (대상자 9) -
도덕적 고뇌 문제에 대해 행동하기 어려운 조직 풍토
참여자들은 주체적으로 도덕적 고뇌에 대한 대응 행위를 결정하기 힘든 국내 간호사의 직업·문화적 풍토로 인해 회피를 대응으로 선택한다고 하였다. 관련 진술은 다음과 같다.“말기 암 환자가 마약으로도 통증 조절이 안 되고 죽을 날 받아놓고, 견디는 게 너무 힘들어서 농약 먹고 왔는데, 그 사람은 그냥 제발 조용히 죽게 해달라고 사정해도 다들 아랑곳 않고 자기 일만 하는 모습들이 참……. (한숨). 씨브이피 잡고 에이라인 잡고 할 때 아파하는 거 보니까 안됐지, 저게 나라면 난 절대 저런 것 원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 좀 더 내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좋지. 근데 우리가 나서면 복잡해지니까 답답하고 아쉽다 생각만 하고 말아. 생각만 해도 진짜 밖에 나가고 싶고, 다 잊고 떠나고 싶어. 쉬는 시간마다 여행 검색하는 게 낙이야.” (대상자 6)“말기 환자가 디엔알했는데 보호자가 마음이 바뀌어서 씨피알하는 경우처럼 결정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는 의사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의사가 결단력 없고, 보호자들이 더 극성이면 알잖아요? 진짜 답답해요. 그냥 모른척하고 일만 하는 거죠. 그 환자 나중에 보면, 별의 별 마음이 다 드는데, 하……. (한숨). 그런 거 보기 싫으니까 얼른 이알에서 나가고 싶어요.” (대상자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