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의 필요성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는 2002년의 사스, 2012년 메르스, 2013~2016년 에볼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공포와 공황 상태를 유발하고[
1] 인류 전체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는 감염병이다. 2022년 2월 9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COVID-19 누적 확진자 403,190,000명, 누적 사망자 5,780,000명에 이르며[
2], 한국은 2022년 2월 9일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1,131,939명, 일일 확진자 인구 10만 명당 95.99명으로 보고되었다[
3]. 전 세계의 확진자 수는 2022년 1월 31일 기준으로 감소추세에 있지만[
2], 한국에서는 1월 30일부터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기 시작하여 2월 9일 기준으로 일일 확진자가 54,122명으로 급등하는 양상이다[
2]. COVID-19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 정책을 해왔으나 COVID-19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COVID-19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은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를 유발하여 우울, 불안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4-
8]. COVID-19로 인해 발생한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중 불안과 우울의 발생비율을 COVID-19 발병 이전 외국의 선행 연구와 비교해보면, 불안은 8.3%~50.9% [
4,
5]로 COVID-19 이전 미국의 불안 유병률 19.1% [
9]보다 대체로 증가한 양상을 보였고, 우울은 14.6%~48.3% [
4,
6], 불안과 우울의 혼합양상도 19.4%가 경험했다고 보고하였다[
6]. 한국에서는 COVID-19 유입 이후 불안은 18.9%~48.8% [
7,
8], 우울은 22.1%~29.7% [
7,
8]로 보고되어 COVID-19 유행 전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울 위험군이 10.2%였던 결과[
10]와 비교하면 우울은 2~3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COVID-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발생한 여러 정신건강 문제 중 불안과 우울의 발생비율이 문제 음주 18.3%~20.7% [
7], 자살 생각 9.7%~16.3% [
5-
7]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불안과 우울은 흔히 공존하는 정신질환으로 우울장애가 있는 사람 중 67%가 불안장애를 동반하고, 불안장애가 있는 사람 중 63%가 우울장애를 동반한다[
11]. 우울 증상은 불안의 경과를 만성화시키고, 대상자의 기능이 저하되어 재발률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11]. 두 증상이 공존하는 사례 중 57%는 불안 증상이 우울 증상보다 먼저 나타났고, 18%는 우울 증상이 불안 증상보다 먼저 나타났다[
11]. 따라서 불안과 우울은 서로 구분되지만 공존 이환율이 매우 높아 두 증상을 동시에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불안과 우울을 동시에 연구할 필요가 있다. 감염병으로 인한 심리·사회적 영향은 감염병이 종식된 뒤에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1], COVID-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도 발생할 수 있고 그 영향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하므로 COVID-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을 파악하는 일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COVID-19로 인해 실업, 경제적 어려움과 같은 사회적 요인들은 불안, 우울 등의 정신건강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2]. 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은 기존의 빈부의 차이, 고용의 불안정성 등과 같은 불형평성 패턴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아 감염병 대유행 이전에도 존재했던 건강 불형평적인 구조에 따라 인구집단 간에 차별적으로 건강 영향이 나타났고 그 격차는 COVID-19로 인해 더욱 심화하였다[
13]. COVID-19로 정신건강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사회학적 요인으로는 여성[
4], 40세 이하 연령[
4,
6]과 소득감소[
8] 등이라고 보고되었다. COVID-19 이전과 달리 40세 이하의 젊은 연령층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과 같은 제한으로 경제적 타격, 고용의 불안정과 같은 문제가 크고[
4], 직업 방해, 사회활동 및 여가생활, 가정생활 방해를 묻는 일상생활을 방해받는 정도를 10점 만점으로 분석할 때 30대가 평균 4.91점, 20대가 4.76점으로 전체 연령층의 평균 4.41점이나 60대 이상의 3.91점에 비해 높아서[
7] 건강 영향이 크다. 따라서 COVID-19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 취약계층의 인구·사회학적 특징을 파악하여 정신건강의 위협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COVID-19 팬데믹 시대의 불안 및 우울과 관련된 선행 연구에서 감염병이 다른 재난과 구분되는 특징은 불확실성과 지속성이라고 하였다[
12]. 새로운 감염병은 경제적 스트레스, 실업 등의 사회적 불평등[
1], 질병에 대한 정보 부족[
1,
12], 대책의 부족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한다[
12]. 불확실성은 대중이 지각하는 위험 수준을 증가시키며[
12], 불확실성이 증가할수록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8].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은 불확실한 상황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위협적으로 지각하고 견디지 못하는 특성으로 정신건강 문제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
14].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한 사람은 부적응적 대처를 많이 사용하고, 이는 불안과 우울 수준을 높인다[
14].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한 사람은 예측되지 않는 상황의 위협 수준을 과대평가하고 자신의 대처 능력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15]. 또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은 걱정에 직·간접적 효과를 나타내며[
15], 불안과 우울 등의 정신건강 문제의 공통적인 예측 요인으로 나타났다[
14]. 불확실성 스트레스 모델(Uncertainty Distress Model)에 의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은 지각된 위협에 영향을 미치고 최종적으로 불확실성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16].
보호 동기 이론(Protection Motivation Theory, PMT)에 의하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말하는 지각된 위협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는 대처 효능감은 건강 태도와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17]. 중국의 연구에서 COVID-19에 대한 지각된 위협이 클수록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 COVID-19에 대한 지각된 위협과 대처 효능감 등은 정신건강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정신건강을 23.4% 설명하는 변수로 나타났다[
1]. 지각된 위협과 대처 효능감 중 어느 것이 더 높은지에 따라 정신건강에 차이가 있는데 지각된 위협이 대처 효능감보다 높을 때보다 대처 효능감이 지각된 위협보다 높을 때 정신건강이 좋다[
1]. 대처 효능감과 지각된 위협은 정신건강을 매개하고[
1], 대처 효능감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4,
6] 정신건강 문제를 중재하기 위해 대처 효능감을 증진 시키는 것이 중요한 심리적 면역 방법이라고 하였다[
1].
대처는 내-외적 스트레스 원에 대한 개인의 인지적, 행동적 노력으로[
18]. 스트레스 상황에서 잘 적응하는데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알려주어 효율적 개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19]. 부적응적 대처를 사용할수록 불안,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나타나고[
14], 대처의 유형 중 부정, 행동적 회피, 주의산만, 약물 사용과 같은 회피 대처는 COVID-19의 정신건강을 매개하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14,
20]. 회피 대처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COVID-19로 인한 우울 및 불안 수준이 높고, 회피 대처의 사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안과 우울 수준을 증가시킨다[
20]. 또한,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이 부족한 사람은 인지적 회피를 거쳐 걱정이라는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이 회피 대처를 매개로 하여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성이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15]. 이에 본 연구는 COVID-19와 관련된 불안과 우울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이론적 모델이 없어 불확실성에 대한 인내력 부족이 정신건강 문제를 예측하는지, 지각된 위협, 대처 전략과 대처 효능감이 매개 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증적 연구 결과를 근거로 이론적 기틀을 구축하였다(
Figure 1).
Figure 1
COVID-19 팬데믹은 이전의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보다 더 심각하며 장기화로 감염과 관련된 두려움이 증가하는 양상이고[
7] 19세~70세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상생활을 방해받는 정도가 2020년~2021년 조사 시점에 따라 10점 만점에 평균 4.42 ~5.58점 수준으로 나타나며 불안과 우울 평균 평점도 COVID-19 발생 전보다 증가한 양상을 나타내어[
7] COVID-19가 국민의 정신건강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COVID-19로 인한 불안과 우울의 예측 요인을 파악하여 효과적인 중·장기적 전략과 정신건강 중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불안과 우울의 일반적 예측 요인에 대해서는 많이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COVID-19라는 감염병의 특징적 요인을 고려한 불안과 우울에 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고[
1,
4,
6,
20], 요인들 간의 관계를 포괄적으로 파악한 연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 성인의 COVID-19로 인한 불안과 우울을 예측하는 요인과 매개 요인을 확인하고자 수행하였다. 이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COVID-19로 인해 경험할 수 있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가이드라인 및 심리지원 방안을 체계화하고, 효과적인 정신건강을 중재할 수 있는 간호전략 방안을 모색하고자 시도되었다.